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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Jun 28. 2022

안녕하신지요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모두들 안녕하신지요.

지난밤엔 바람이 대단했습니다.

비가 올 듯 잔뜩 찌푸린 하늘 아래로 밤새 세찬 바람이 불었습니다.

자다 말고 일어나 옥상에 올라가서 바람에 날릴만한 것들을 부랴부랴 치워놓고 내려왔습니다. 창밖으로 거센 바람 소리가 좀처럼 멎지를 않습니다.

바람 소리에 밤새 뒤척거리다 보니 아침에 눈을 떠도 영 피곤하기만 합니다.


밤 사이에 세상은 그렇게 한바탕 뒤섞였습니다.

무겁게 누르기만 하던 초여름의 뜨거운 열기를, 하늘에서 쏟아질 듯 무겁기만 하던 비구름의 습기를, 그렇게 바람은 이리저리 뒤섞어줍니다.


때론, 그렇게 한바탕 뒤집어주는 일도 필요할듯합니다. 비록 나뭇가지도 부러지고, 꽃잎은 날리고, 비바람에 처마는 젖어도, 무겁게 정체된 세상은 한번 뒤집어 줘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세상도 그렇고, 우리네 마음도 그렇습니다.

달궈지고 고여있는 여름의 기온처럼, 우리 마음도 때론 그렇게 뭉치고 답답하고 가라앉아 있기도 합니다.

하늘이 바람으로 세상을 솎아줄 때처럼, 우리네 마음도 그리 한 번 솎아내 볼까나요.

마음 한구석 단단한 기둥에 붙잡아놓고 이 바람 부는 날에 묵은 마음, 찌든 마음, 가라앉은 마음 훌훌 털어내 볼까나요.


바람 부는 날,

여러분의 안녕을 기원합니다.

여러분의 마음의 안녕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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