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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Jun 29. 2022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놀이가 있습니다.

작년에 전 세계에서 유행한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 덕분에도 더 많이 알려진 우리의 전통놀이이기도 합니다.


잡혀있는 우리 편을 술래에게 들키지 않고 다가가 구해내는 놀이입니다.

술래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외치고 돌아보는 속도에 따라 잡혀가는 줄이 길어지고, 그러다가 날 쌘 한 명의 손짓에 결국에는 잡혀있는 친구들은 다 풀려나게 돼 곤 합니다.


어릴 적에 자주 하던 놀이이지만, 어찌 보면 술래에게 참 불리한 놀이입니다. 그저 빨리 돌아보고, 지켜보고, 움직임을 지적하는 것 이외에는 힘이 없는 놀이이지요.

술래가 된 아이만 계속 술래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처럼 술래가 무시무시한 힘을 갖고 있지 않는 한 말이지요.


어릴 적 이 놀이에서 우리네 백성들의 삶을 봅니다.

돈 많고 힘 있는 자는 부정부패를 저지르다가 잡혀가도, 어느 날 슬금슬금 알게 모르게 풀려납니다. 힘을 갖고 있는 날쌘 친구가 구해내 줍니다.

힘없고 권력 없는 술래 같은 백성들은 그저 풀려나 도망가는 걸 보고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뉴스에서 어느 나라 전직 대통령의 '형 집행정지' 소식이 조용히 나옵니다. 그 정도면 되었으니 힘센 친구가 툭 풀어준답니다.

국민 정서를 봐서 풀어준다는데 국민 정서가 아니라 그들만의 정서가 아닐는지..


놀이에서 술래가 할 수 있는 건

부지런히 돌아 보는 일입니다.

우리네 백성들도 마찬가지 일 겁니다.

눈을 감지 말아야 합니다.

부지런히 돌아보아야 합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술래 소리를 중얼거리면서, 쉬지 말고 잊지 말고 돌아 보아야 하겠습니다.

그저 우리들이 할 수 있는 건, 눈 감지  않고, 쉬지 않고, 끊임없이 돌아보고 지켜보아야 하는 일이니 말이지요.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를 위해 항상 눈을 뜨고 있어야 하겠습니다.

모든 이들의 평화를 빕니다

-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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