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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Jul 01. 2022

청포도 - 이육사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청포도 - 이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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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이 되면, 청포를 입고 찾아오는 그 손님을 붓 끝에 얹어 그려봅니다.


그렇게 칠월은 청포도의 계절인가 봅니다.

유월로 보낸 세상은 세찬 비에 흠뻑 젖고, 칠월은 젖은 가슴을 달래듯 뜨거운 빛을 부어 줍니다.


습기와 열기가 어우러져 숨 쉬는 호흡마다 뜨거운 칠월이 가슴으로 들어옵니다.


마을의 전설을 주저리주저리 쥐고서 칠월은 손님처럼 또다시 우리를 찾아왔습니다.


뜨거운 칠월의 첫날,

청포도 한 송이 그려보며,

우리 마음속에서 익어가는, 우리의 세월 속에 스며드는 세상의 모든 청포도 같은 삶들을 응원해 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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