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오랜 시간이었지
어머니의 어머니가 살던 곳
아버지의 아버지가 놀던 곳
먼 곳이었지
영변에 약산 진달래 꽃이
아름드리 흐드러진 그 산골
백두의 금강의 묘향의 새 울음이
계곡마다 물길마다 날아오르던
오래 전
먼 곳
꿈 속의 그 곳
한 발짝 움직이면 그 곳인 것을
한바탕 끌어안으면 우리인 것을
이리 손 잡으면 지척인 것을
오래 전 멀던 그 시절 그 곳
이젠
멀다고 말하면 안되갔구나
옛날이라 말하면 안되갔구나
멀다고 말하면 안되갔구나 – 김경근
지금의 이런 역사적인 순간이
평화로운 표정들이
계속되기를 바라지 않는이는 드물겁니다
서슬 퍼렇게 서로를 보고 으르렁대며
바짝 핏줄을 세우는일도 너무 오래 되었지요.
따지고보면
정말 지척입니다
정말 가까운 거리입니다
세상일이 언제 또 어찌 변할지 모르지만
이런 평화는 변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오히려 남쪽의 어떤 편협한 정치인의 표정보다
그들의 표정이 더 선해보이는 순간도 있습디다.
'멀다고 말하면 안되갔구나'하던 그 농담이
웃음으로 패러디로 계속 즐겁게 쓰여지면 좋겠습니다.
정말 소설처럼, 영화처럼,
아이들의 순진한 마음처럼,
그저 그렇게 평화로와지면 좋겠습니다 .
더 이상 마주보며 싸우지않고
저렇게 두 손 꼭 잡으면 좋겠습니다.
남북의 평화스러운 앞날을 기원해봅니다.
두고 온 이산가족들의 기쁜 만남을 기원해봅니다.
우리 아이들의 평화로운 내일을 기원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