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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Jul 23. 2022

그린을 보수하는 마음으로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골프라는 운동이 있습니다.

저는 아직 백돌이이지만 그냥 좋은 친구들이랑 명랑 골프 하는 마음으로 가끔 공치러 나가면 그것도 나름 재미 중 하나입니다.


골프 게임을 하다보면 그린보수라는  행동이 있습니다.

그린에 볼이 떨어지면 움푹 패게 되는데 이를 포크처럼 생긴 도구로 다듬어주어 잔디가 잘 자라게 하는 잔디 관리 방법 중 하나입니다.

그린에서 내가 친 공이 잔디를 움푹 파이게 하면 잔디를 보수하는 게 에티켓이라는데, 백돌이로 치다 보면 내 공치는데 정신없어서 그린 보수할 겨를도 없습니다.


게임 중 캐디분에게 그린 보수기를 선물 받았습니다.

손에 그 도구를 잡으니 그린에 있는 흠은 다 보수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입니다.

홀을 돌때마다 보수할 곳이 없나 찾아봅니다.


그렇게 그린을 보수하다가 보수기를 손에 들고 생각해 봅니다.

우리 마음에 상처도, 우리 몸에 아픔도,

이렇게 보수기로 쉽게 척척 고쳐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세월이 흐르니 내 몸도 삐걱거리고, 주변에서 몸  아픈 이야기도 많이 들립니다.

사람 사는 모습이 다 그렇겠지만,

우리들 세상이 그렇게 아프고 고치며 사는 일이지만, 그런 아픈 소식엔 마음이 심란합니다.


그린을 보수하는 마음으로, 세상 모든 이들의 아픈 곳을 툭툭 보수해 주고 싶습니다.

그러면 또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그렇게 즐겁게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을 테니 말이죠.


한 손에 보수기를 들은 마음으로, 세상 모든 이들의 몸의 건강과 마음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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