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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Aug 20. 2022

숫타니파타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홀로 행하고 게으르지 말며

비난과 칭찬에도 흔들리지 말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숫타니파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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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공기가 제법 상큼해졌습니다.

태양빛은 아직 따갑지만,

여름 끝의 매미소리는 여전하지만,

계절은 그렇게 조금씩 흐르고 있나 봅니다.


오랜만에 붓에 숫타니파타를 적셔봅니다.

매번 중얼대는 글귀이지만, 한동안 자주 썼던 글귀이지만 또다시 그려보는 마음은 어렵습니다.


세상은 여전히 우리를 번잡하게 하고,

타인의 이야기들로 여전히 사방은 시끄럽습니다.

서로의 걸음은 여전히 마뜩지 않고,

그를 보는 시선 끝엔 비난만이 가득합니다.


그 소란 속에서 무소의 뿔 같은 묵묵한 걸음을 묵상합니다.


세상의 비난이나 칭찬에 연연하지 않은 채,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젖지 않는 연꽃처럼,

나의 걸음만을 생각해 봅니다.


마음속에 부는 바람이

가슴에 덜컥덜컥 걸리는 건,

가볍지 못한 내 마음의 생각들 때문일 겁니다.


상큼한 아침 바람이

손끝을 스쳐 지나가듯

나의 마음도

나의 시선도

그리 멈추지 않고 흘러가길 기대해 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마음속에 평화로운 바람이 스치길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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