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노라면 Aug 29. 2022

가을기도 - 하이네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쓸쓸함으로 그려내는 가을이 아닌

아름다움으로 그려내는

한 폭의 수채화이게 하소서.


이 가을이 종일토록

내 마음 눈 시린 하늘 저 멀리

가벼운 새틀구름 한 자락

고이 걸어두는 아름다운 가을이게 하소서.


바람에 살랑이는

코스모스 향기따라 가을을 실어옴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갈대의 흐느낌 속에서도

이 가을이 내게 쓸쓸함이지 않게 하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가을하늘 뭉게구름 피어오르며

청명한 물길따라 흐를때

나 혼자 저 높고 푸른 하늘을 올려다봄에

이 가을이 더 이상 외로움을

그려내는 가을이지 않게 하소서


단풍나무 불붙어 몸살나는 그리움으로

세월이 흐를수록 마음도 깊어지는

내 고운님을 향한

나만의 곱고 고운 그리움이게 하소서.

 

가을기도- 하이네

----------------------------

오전 중에 비가 오락가락하더니 저녁엔 제법 시원합니다. 짬이 난 김에 오랜만에 저녁을 먹고 산책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여름의 무성하던 잡초들도 조금은 고개를 숙이고 멀리 보이는 논의 벼들 사이로 살짝살짝 익어가는 노란빛도 보입니다.

그렇게 가을이 오고있나 봅니다.

길가의 흐드러진 코스모스가 반갑습니다.


이 가을에 어울리는 하이네의 가을 기도를 읽어 봅니다.

그렇게 가을은 기도하는 계절입니다

겸허한 두 손을 모아

쓸쓸하지 않기를

외롭지 않기를

그리움이 깊어지기를

사랑을 하기를 기도하는

그런 가을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로운 가을이 되길 기원합니다

- 사노라면

매거진의 이전글 너에게 물들다 - 백은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