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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Aug 30. 2022

국화차 - 조향미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찬 가을 한 자락이

여기 환한 유리잔

뜨거운 물 속에서 몸을 푼다

인적 드믄 산길에 짧은 햇살

청아한 풀벌레 소리도 함께 녹아든다

언젠가 어느 별에서 만나

정결하고 선한 영혼이

오랜 세월 제 마음을 여며두었다가

고적한 밤 등불 아래

은은히 내 안으로 스며든다

고마운 일이다


국화차 - 조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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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추적거리며 하루 종일 비가 내립니다.

이 비가 지나면 제법 가을의 바람이 불듯 합니다.

벌써 에어컨 바람이 서늘해집니다.

따뜻한 차 한 잔이 반가운 날씨입니다.

오늘 같은 날은 뜨거운 국화차 한 잔도 어울릴듯합니다.


조향미 님의 국화차 한잔 붓에 묻혀보며 그 따스함을 느껴봅니다.

시인의 말처럼 찬 가을 한자락이 따뜻한 찻잔 안에서 몸을 풉니다.

노란 그리움 한 장

조용한 마음 한 움큼

고운 사랑 한 잎 살랑거리며

그렇게 가만히 내 안으로 들어오는듯합니다.

그렇게 가을이 내 안으로 들어옵니다.


촉촉한 오후,

오늘은 따뜻한 가을 한잔 어떨까요.

모든 이들의 포근하고 편안한 하루를 기원합니다 -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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