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포쇄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포쇄(曝曬)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옷이나 책을 바람에 말리고 빛을 쏘이는 일이라는 단어입니다.
처서 포쇄라는 단어로도 쓰입니다.
한 여름 내내 머금은 습기를 가을이 되는 처서가 되면 가을바람과 볕에 잘 말리고 다듬어서 옷이나 책등이 곰팡이 슬지 않고 겨울을 넘기고 오래 쓸 수 있게 하던 우리 선조들의 지혜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 가을의 볕과 바람은 여름의 습기로 눅눅해진 것들을 보송하게 말리기 참 좋은 날씨입니다.
책과 옷가지만 그럴까요.
세월에 눅눅해진 우리 마음도,
세월의 그늘에 곰팡이 진 그늘의 마음도,
세상의 바람에 눈물 머금은 우리 어깨도,
이 바람에, 이 볕에 포쇄해봐야 할까 봅니다.
그리하여
다시 뽀송해진 마음으로
다시 펴진 어깨로
다시 웃음 띤 얼굴로 일어서야 할까 봅니다.
하늘 맑은 가을날, 세상 모든 이들의 가슴에 따스한 볕과 시원한 바람이 머물길 기원합니다.
-사노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