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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Oct 17. 2022

감나무 - 이재무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감나무 저도 소식이 궁금한 것이다

그러기에 사립 쪽으로는 가지도 더 뻗고

가을이면 그렁그렁 매달아놓은

붉은 눈물

바람결에 슬쩍 흔들려도 보는 것이다

저를 이곳에 뿌리박게 해놓고

주인은 삼십 년을 살다가

도망 기차를 탄 것이

그새 십오 년인데……

감나무 저도 안부가 그리운 것이다

그러기에 봄이면 새순도

담장 너머 쪽부터 내밀어 틔워보는 것이다


감나무 - 이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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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쌀쌀해진다는 소식에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밀린 집안 정리를 합니다.

서재를 옮겨보려 하다가 엄두가 안 나 살며시 미뤄놓고 옥상의 화단 정리를 했습니다.


이리저리 나무며 화분의 자리를 옮겨주고 들여놓고 하니 하루가 훌쩍 지나갑니다.

일을 마치고 채 넘어가지 않은 쪽빛을 받으며 잠시 쉬어봅니다.

한 입 크게 물은 홍시가 참 달고 맛납니다


이재무 시인의 이야기처럼 가을이면 세월의 안부를 담아 그렁그렁 흘리는 붉은 눈물이어서 일까요.

한입 물어 삼키는 목젖으로 울컥 그리움이 조여옵니다.


그렇게 안부가 궁금합니다

그렇게 소식이 궁금합니다.

우리의 마음은 안녕하신지

당신의 오늘은 평안하신지

붉은 눈물 한 입 베어 물고

당신의 안부를 궁금해합니다.


어느 먼 하늘 아래에서

당신이 베어 문 홍시 한입에

나의 안부가

나의 그리움이

당신의 가슴으로 짙게 전해지기를,

당신의 눈가에도 나처럼

붉은 그리움 그렁이기를,

감 한 송이 베어 물고 생각해 봅니다.


세상 모든 그리움들의 애틋함을 응원합니다

-사노라면


#감나무 #이재무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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