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지난 주말 타샤 튜더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타샤의 정원으로 유명한 타샤 튜더 할머니의 생전의 한 해 모습을 다큐멘터리로 담은 영화입니다.
신나게 터지고 달려가고 피 튀는 블록버스터 영화와는 달리 한 사람의 한 해를 담은 조용하고 잔잔한 영화였지만, 보는 내내 주는 울림과 평화로움은 어떤 블록버스터 영화 이상이었습니다
올해의 힐링 영화로 선정될 만 합니다
“인생은 즐기기에도 너무 짧아요. 즐기세요. 비극적인 생각만 하면 어두운 일들만 생기게 되어요”
“꽃이 행복한지 아닌지는 바라보면 알 수 있어요. 좋아하지 않는 곳에 살고 있다면 다른 곳으로 떠나세요. 할 수 있을 때 행복을 찾으세요.”
타샽할머니가 천천히 일러주신 이야기입니다.
동화 작가이면서, 화가이기도 하고, 아이들을 위해 인형을 직접 만들어 주기도 하고,
애완견과 함께 느리게 느리게 살아가면서, 자연과 꽃들과 이야기하며 멋진 정원을 가꾸기도 하였던 타샤의 삶을 찍은 이 영화는, 날카롭고 바쁘고 거칠기만 한 우리의 시간을 돌아보게 하는 좋은 시간을 만들어주었습니다.
타샤 할머니의 느리지만 명쾌한 행복 이야기는 영화를 보고 나서도 한참을 내 마음속에서 울림을 주었습니다
그렇게 영화를 보며 달랬던 마음의 평화도,
지금 이 글을 쓰면서 기억을 더듬는 그 순간의 행복한 마음도,
‘원래 그런’ 상태로 태어나 여전히 소음으로 말썽 많은 삼성 김치 냉장고 때문에 삼성고객센터와 어이없는 통화를하고 나니, 평화는 온데간데 없고 부글부글 내 속만 끓어 대는 걸 보면, 타샤 할머니의 행복을 따라 가기엔 아직 나의 마음은 멀었나 봅니다.
그나마 영화를 보고 난 덕에 기분 나쁜 마음을 조금이나마 빨리 털어낼 수 있었을까요
속상한 생각을 털어내며 좋은 기운만 생각해 보려 합니다
즐기기에 너무 짧은 인생, 비극적이지 않은 멋진 생각만 하면서 살기에도 모자란 시간들인데 말이죠.
세월은 어김없이 흘러 계절은 돌아오고, 그렇게 10월이 시작됩니다.
올 한해도 벌써 이렇게 흘러간 걸 보면, 정말 인생은 행복한 생각만 하기에도 너무 짧기만 합니다
이제 세 달 남은 2018년,
남은 시간은, 남은 계절은 행복한 생각을 조금만 더 해볼까요.
행복한 마음을 조금만 더 키워볼까요
행복한 순간을 조금 더 나눠 볼까요.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로운 가을을 기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