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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Nov 30. 2022

내 마음의 줄눈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갑자기 영하의 아침이 되었습니다.

이제 11월 말이니 겨울 날씨일게 하나도 이상치 않지만 그대로 처음 내려간 영하의 온도에 채 적응하지 못한 몸이 화들짝 놀랍니다.


아침에 청소를 하다 보니 외벽의 타일이 너댓 장 깨져있습니다. 깜짝 놀라 가서 보니 아마도 밤새 추워진 날씨 탓에 그리된듯합니다.

기온 변화에 따라 타일 벽이 수축하고 팽창해야 하는데 그 역할을 줄눈이라는 틈이 받아줘야 합니다. 그런데 그 줄눈이 역할을 못하면 그만 힘을 받은 곳이 터져버리게 되지요.

아마 갑자기 추워진 날씨를 타일의 줄눈이 견뎌주지 못했나 봅니다.


깨진 타일을 들어내며 생각해봅니다.

타일만 그럴까요. 우리 마음도 그럴 겁니다.

삶의 빈 틈을 용납 못하는 매일의 스트레스가, 매일의 긴장이, 매일의 피로가 계속되면, 어느 마음 시린 날 갑자기 우리 마음이 터져 버릴 수도 있습니다.


이제사 돌아보면 어쩌면 우리네 삶에도, 우리네 마음에도 줄눈 같은 틈이 필요한듯 합니다.

당겨지면 적당히 풀어주고,

늘어지면 적당히 받아주는,

빡빡한 마음을, 굳어진 마음을 이어 주는 줄눈 같은 여유가, 빈 틈이 필요할지도요.


깨진 타일을 보며, 내 마음의 줄눈을 톺아봅니다.

내 마음은 잘 버티고 있는지,

내 마음 줄눈의 탄성은 여전한지,

내 마음 속 틈은 여유로운지,

차가워진 날씨에 가만히 마음속 틈을 만져보는 오늘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로운 시간을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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