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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Dec 23. 2022

몸살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며칠 몸이 으스스하다 싶더니 결국은 몸살이 왔습니다.

엊그제 많이 내린 눈을 오전 내내 쓸어낼 땐 몰랐는데 그게 은근히 힘들었나 봅니다.

어제부터 온몸이 쑤시네요.

코로나인가 싶었는데 그 증상은 없는 거 보니 몸살인가 봅니다.   (다음날보니 코로나입니다 ㅠ)

이틀을 끙끙 앓고 나니 이제 겨우 움직일만합니다. 아직도 여기저기 쑤시고 다리에 기운이 없지만 약기운일지는 몰라도 근육통은 좀 줄었습니다.


이젠 눈 치우는 일도 몸살 거리가 되는 나이인가 봅니다.

천천히 걸어가라는 교훈일까요.

무리하지 말라는 이야기일까요.


몸살에 떨리는 내 몸을 끌어안으며

문득 세상의 몸살을 떠올려봅니다. 우리 식구를 위해 몸살을 이겨내고 견뎌내야 했던 어머니의 몸살을,

외롭고 지친 저녁 술 한 잔으로 달래던 아버지의 몸살을,

여린 손으로 세상을 열어가던 아내의 몸살을,

막막한 청춘의 외로운 어두운 밤의 몸살을,

내 시린 허벅지로 그날들을 같이 해 봅니다.


모두들 건강하고 편안한 연말 맞이하세요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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