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 -박시교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사는 일에 무슨 답이 있을까 하다가도
그래도 다잡을 끈 하나쯤은 있어야지 싶어
마음에 매듭 하나 만들어 스스로를 묶는다
자신을 어떻게도 주체하지 못한다면
이 세상 어디에도 매이지를 못할 터
그 삶의 힘겨운 자리에 나를 묶어세운다
끈 -박시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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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이가 있는 삶이 아름답습니다.
매끈한 가지보다 고비마다 꺾이고
세월마다 멈추고, 찢기고 아프며 그렇게 굵어진 옹이가 삶을 이야기해 줍니다.
옹이는 그렇게 우리 삶의 시절을 이야기해주는 매듭입니다.
고단한 한 해의 끝에, 이 시절을 이리 보내면 안 되겠다 싶습니다.
멈추기 위해서라도,
다 잡기 위해서라도,
새로 일어나기 위해서라도,
이쯤에서 매듭 하나 지어야겠습니다.
시인의 말처럼
'마음에 매듭 하나 만들어 스스로를 묶어야'겠습니다.
그 매듭으로 새로운 가지가 나기를,
그 매듭으로 흔들리지 않고 버티기를,
그 매듭으로 마음 한번 다 잡기를,
한 해의 끝에서 힘겨운 나를 묶어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건강하고 평화로운 한 해의 끝을 기원합니다 -사노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