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휴식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어렸을 적에 할머니가 놀러 갔을 때 할머니는 종종 다리 좀 주무르라고 시키시곤 했습니다.
국민학교 1학년이나 되었을까 한 그 작은 손으로 주물러봐야 뭐가 시원할까 싶었지만 그래도 투정 반 재미 반으로 열심히 주무르던 그 시절이 있었습니다.
기억나는 건, 그 노동의 끝에는 항상 할머니가 드시고 남겨주시던 박카스 한 모금이 있었습니다.
박카스를 꽤 즐겨드시던 그 시절의 할머니는 박카스를 드시고 끝 한 모금 정도는 꼭 남겨주시곤 했습니다.
그때 맛본 한 모금의 박카스는 평소엔 맛볼 수 없는 천상의 감로수 같은 단 맛으로 기억됩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되고, 박카스 한 병을 온전히 다 마실 수 있어진 지금이지만 그 맛은 어린 시절의 그것과는 사뭇 달라져 있었습니다.
대단한 보약 같던 그 음료가 알고 보니 카페인과 당분의 조합인 음료라는 걸 알고 나선 어린 시절의 추억을 배신당한듯한 허무함도 들었습니다.
그래도 피곤한 날엔 가끔 박카스 한 병을 꺼내드는 건 피곤한 삶 속에서 휴식처럼 어린 시절의 추억을 꺼내 마실 수 있기 때문일까요.
그 브랜드의 오랜 세월만큼 내 시절도 그 안에 같이 녹아있으려나요.
나른한 토요일 오후, 박카스 한 병을 바라보며 어린 시절의 한 조각을 떠올려보는 하루입니다.
ppl은 아닙니다^^
세상 모든 추억들의 건강한 하루를 응원합니다 -사노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