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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Apr 07. 2023

다른 결이 어우러져 사는 법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아침 커피 한 잔을 타 마십니다. 문득 찻잔이 놓인 테이블을 봅니다. 나무결의 모습이 선명합니다. 가만히 테이블의 나뭇결을 쓰다듬어 보면서 '결'이라는 단어를 생각해 봅니다.

사전적인 의미로 결이란 '조직의 굳고 무른 부분이 모여 일정하게 켜를 지으면서 짜인 바탕의 상태나 무늬'를 말한다고 되어있습니다.


그렇게 세상 만물에는 다 결이 있지요. 그리고 그 결이 같은 방향으로 서로 어울려야 좋은 모양이 나오고 말이지요.

나무의 결이 그렇고, 옷감의 결이 그렇습니다. 물론 개중엔 다른 결이 만나야 하는 것도 있습니다. '찍찍이'라 불리는 벨크로는 서로 결이 달라야 그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지요.


우리네 마음도 마찬가지이지요.

사람마다 자신만의 마음의 결을 가지고 있습니다. 거친 결, 고운 결, 부드러운 결, 강직한 결, 어느 결 하나  틀린 게 아니라 저마다 다른 결의 방향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 살면서 이런저런 결의 마음들과 서로 비벼지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지요.


같은 결끼리 만났을 땐 많은 일들이  순조롭습니다. 마음의 결이 비슷하니까요. 가끔 다른 결과의 만남에서는 뭐가 자꾸 걸립니다. 뭔지 모르게 자꾸 덜그럭 거립니다.

마음 결이 부딪혀서 그런 것이지요.

그러니 자연스레 같은 마음의 결을 가진 사람끼리 어울리게 됩니다.


그렇다고 평생을 같은 결끼리만 살기도 어려운 일입니다.

그저 만남 속에서 불편함이 생기면, '아, 내 결과는 다른 결이 스쳐가는가 보구나' 생각해 볼일입니다.


연일 뉴스에서 속 썩이는 이들도 가만 생각해 보면 나와는 다른 결을 가진 이들이라 그런가 봅니다. 그들과 어울리는 같은 결의 사람들도 많은 걸 보면 말이죠.

좋고 나쁜 결이 있는 게 아니라 서로 방향이 다른 결이 어울려 사는 세상이라 생각해 보면 그리 끌탕할 일도 아닌가 봅니다. 찍찍이처럼 붙어 사는 것이려니 생각도 해 볼 일입니다.


가만히 내 마음의 결을 쓰다듬어보며 세상 모든 마음에 평화의 결이 새겨지길 기원해 봅니다

-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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