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았거나 보냈거나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유월입니다.
봄이 오네 꽃이 피네 하더니 벌써 유월입니다.
한 해가 반이 되는 유월입니다.
이맘때면 또 그런 이야기가 나오겠지요.
한 해의 반을 보냈니, 아직 반이 남았니 하는 이야기 말이지요.
세상을 긍정으로 보니 부정으로 보니 뭐 그럼 구분을 하는 이야기로 나오지만, 그게 딱히 정답은 없을듯해요.
상황에 따라 누군가에겐 아직도 지긋지긋한 세상사가 반년이나 남은 일이고, 또 누군가에겐 사는 시간이 벌서 반이나 흘렀을 수도 있으니 말이지요.
반이 남았거나 반을 보냈거나 상관없어요.
사실 남은 반은 남아있는 달력상의 반이지 내일은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러니 우리 모두는 지금까지 남은 거 없이 시간을 탈탈 털어 잘 쓰고 있는 거지요.
오늘까지 잘 살았으면 된 겁니다.
오늘의 내가 잘 살고 있으면 되는 거지요.
오늘을 잘 보내면 그만입니다.
그리 오늘 하루 열심히 보내다 보면, 더운 여름도 오고 가고, 단풍도 피고 지고, 또 흰 눈 내리고 녹겠지요.
그렇게 우리 나이테는 짙어지겠지요.
세상 모든 이들의 유월의 첫날이 평화 속에 열리길 기원합니다 -사노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