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방수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작년 여름 비가 많이 올 때, 거실 천장으로 빗방울이 떨어졌습니다.

옥상의 방수작업이 한 번도 보수되지 않은 상태였나 봅니다. 부랴부랴 임시 조치를 해놓고 방수작업을 해야지 하고 알아봅니다. 막상 업자를 부르니 면적도 크지 않은데 치울 일거리가 많아서인지 심드렁합니다.


할 수 없이 이리저리 알아보다 직접 해보기로 했습니다. 방수액을 사놓고, 화분들을 치우고, 청소를 하고 방수작업을 시작합니다. 일주일 정도 걸려 우여곡절 끝에 미뤄두었던 옥상 방수를 마무리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일이다 보니 허리도 끊어질듯하고 어깨가 부러질 것 같이 아팠어도 깨끗이 완성된 옥상을 보며 뿌듯한 마음으로 치유받습니다.


며칠 동안의 폭우에도 걱정이 없습니다. 걱정스럽기만 하던 빗소리가 더 반갑기도 합니다.

옥상에 올라갈 때마다 뿌듯함에 기분이 좋습니다.

그렇게 오래되어 갈라지고 벌어진 곳은 보수하고 고쳐가면서 살아야 하는 건가 봅니다.


집만 그럴까요.

어쩌면 우리네 마음도 그럴지도요.

뜨겁게 살아온 세월만큼,

힘겹게 이겨낸 시간만큼,

우리의 마음도 여기저기 갈라지고 찢어져 있을지도 모릅니다.

살아오며 부딪히고 부대낀 삶의 상처들이 있을 겁니다.

그 상처난 마음에 비라도 오면 금방 젖어버립니다. 추워지기라도 하면 금방 몸살이 걸립니다.

어쩌면 우리 마음도 그런 틈새를 막기 위한, 그런 상처를 감싸줄 방수가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지난한 남은 세월 든든한 마음으로 살아가려고, 사연 많을 긴 시절 기운 내서 움직이려고, 깨지고 상처 난 우리 마음을 들여다보며 방수 할 붓 한번 들어보는 오늘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로운 하루를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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