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아침에 일어나 머리가 간지러워서 뒤통수 근처를 만져보니 뿔이 하나 돋아났네
근심찬 얼굴로 주위에 알리려다가 이상한 눈으로 놀려댈걸 뻔히 알고 관뒀네
하루가 가고 이틀이 가도 뿔은 자라나 어느새 벌써 엄지손가락 닮을만큼 굵어졌네
(어느새 너무나 굵어 내 맘을 너무도 긁어 오 너무나 빨리 늙어)
손톱이 길듯 수염이 길듯 영영 자랄까 불안한 맘에 잠을 못자니 머리마저 빠져가네
(너무도 늦어진 밤에 너무나 불안한 밤에 잠도 안와 앞이 까매)
이쯤은 뭐 어때 모자를 쓰면 되지 뭐
직장의 동료들 한 마디씩 "거 모자 한번 어울리네"
어쩐지 요즘엔 사는게 짜릿짜릿해
나만이 간직한 비밀이란 이렇게나 즐거워 ...
나의 예쁜 뿔
패닉의 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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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에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들었습니다.
패닉의 뿔이라는 노래입니다.
월요일 아침의 피곤함과 찌부둥함을 깨우는 발랄한 노래에 저절로 잠이 깨더군요
흥겨운 노래를 들으며, 캘리로 옮겨보고싶은 생각이 들어 퇴근하고 나서 한 글자 적어봅니다.
기발한 상상력과 재미있는 발상의 노래입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뒷통수에 뿔이 자라있더라는 설정은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이 생각나게도 합니다
말도 안되는 상황에 놀랄법도 한데,
'뭐 어때 모자 쓰면되지' 하며 생각하는 모습은
남의 시선에 허둥거리는 요즘의 우리 모습을 돌아보게 하네요.
나만이 간직한 비밀이 있다는건 짜릿짜릿한 일이랍니다
그러게요.
어쩌면 노래에서 말하는 뒤통수의 뿔은,
우리 마음에 간직한 작은 비밀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누군가에게 이야기 하고싶어 입이 근질거리기도 하지만,
때론 나만이 간직한 이런 작은 비밀에, 오늘 하루가, 지금 이순간이 짜릿하게 느껴질수도 있으니까요.
여러분은 어떤 비밀이 있나요?
어떤 비밀로 오늘의 짜릿한 순간을 지내시나요?
저는 말이죠,
음,,,,,음,,,
그렇답니다..^^ 모자 하나 준비해야 겠네요
여러분 모두의 소중한 작은 비밀을 , 그 짜릿함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