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선 헛된 시간은 없습니다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본격적인 여름이 되고, 제법 많은 비도 자주 내립니다.

그러다 보니 며칠 만에 올라가 본 옥상이 식물들이 키가 껑충 자랐습니다. 꽃들도 자라고, 선인장에 꽃송이도 크게 달렸습니다. 참으로 대견한 식물들의 성장입니다.

그런데 그 식물들 사이로 이름 모를 풀들도 쑥쑥 자라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잡초이지만 우리 옥상에선 이 아이들도 하나의 초록 식물입니다. 그렇게 다들 하루하루 자랍니다.

빛을 받고 비를 맞고 자신의 세월을 견디며, 알게 모르게 주어진 시간을 달리며 그렇게 살아갑니다.


자연에선 헛된 시간은 없습니다.

무엇이든 익어가고 자라납니다.


그것이 꽃이든, 그것이 잡초이든,

그것이 희망이든, 그것이 절망이든,

모든 시간 속에서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세상 만물은 익어가고 자라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자라고 익어간 것들을 다듬고 매만지고 정리하는 일뿐입니다.


내 마음 속도 마찬가지이지요.

들끓는 우리의 마음을 마주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매일 자라고 익어간 겹겹의 감정들을 그저 펼치고 말리고 덜어내는 일이지요.


그게 살아가는 일입니다

그게 시간 안에서의 우리의 몫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로운 시간을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감자꽃 - 안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