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DNA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신라시대에 이사금이란 왕호가 있었습니다.

왕을 이사금이라 칭했는데 이 뜻은 치아의 숫자가 더 많은 연장자를 뜻한다 합니다. 왕을 정할 때 떡을 깨물어 이의 숫자가 많은 이가 왕을 했답니다. 그 이사금에서 잇금으로 변한 것이 임금으로 유래됩니다.

결국 임금 왕이란 것은 치아가 남보다 많은 이를 말합니다.


잠시 세상 소식을 끊고 충전을 하고 온 동안 나라는 엉망진창의 수렁에서 첨벙거리고 있었네요.

그중에 눈에 띄는 게 '내 아이는 왕의 DNA를 가지고 있으니 교사가 알아서 잘 대하라'라는 고위공직자 학부모의 어처구니없는 주문 이야기가 들립니다.


DNA란 네가지의 구성을 갖춘 유전자입니다. 인간의 유전자는 세상 모든 생물의 유전자와 거의 일치합니다. 심지어 DNA 측면으로 보면 치아가 많은 것은 침팬지에서 유인원으로 진화가 덜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학부모의 요지는 아마도 이러한 것이었나 봅니다.

'우리 집안은 유전자가 아직 진화가 덜 되어 침팬치의 유전자가 더 많지만, 각별한 대우를 바랍니다'


손바닥에 왕王자를 쓴 이에게 권력을 쥐어주는 세상이니, 왕의 DNA를 내세우면 그쪽 서열로 편승되어 호가호위 하리라 생각했나봅니다.

공정과 평등으로 가는 사람의 세상에서 왕의 권력에 기대고싶은,

아직도 침팬지처럼 서열을 내세우고 이성보다는 본능으로 무리를 휘저으려 하는 동물적 속성을 가진, 원숭이의 DNA가 덜 빠진 호모사피엔스종이 우리사회에 이렇게 섞여 존재하는거지요.


사람들이 돌봐야겠지요.

사람들이 보듬어야겠지요.

교육하고 훈육하고

타이르고 교정하면서,

아직도 왕의 DNA에 젖어 침팬지세상을 동경하는 무리들을 끌어안고 가야 할 세상입니다.

생각하는 사람들이 할 일이 많아진 세상입니다.


그럼에도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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