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짓기 마음 짓기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요 며칠 동안 전기밥솥으로 짓는 밥이 영 시원찮아졌습니다.

설익고 푸실거립니다.

새로 산 쌀이 문제인가 하고 물양도 조절해 보지만 소용없습니다.


끌탕을 하며 알아보니 밥솥의 고무패킹과 압력밸브가 문제랍니다. 부랴부랴 as 센터에 다녀왔습니다.

잘 청소하고 밥을 지어보니 다행히도 다시 맛난 밥이 잘 지어집니다.


당연한 듯 매일 쓰다 보니 갈아끼워 주어야 할 소모품들이 있는 걸 잊고 있었네요.

결국은 그게 닳아서 그리된 겁니다.


소모품을 갈아끼우고 다시 멀쩡해진 밥솥에서 잘 지어진 밥을 퍼 봅니다.

김도 모락모락 하고 찰기도 적당합니다.


그 밥을 한 술 뜨며 나의 마음도 생각해 봅니다.

매일매일 그러려니 하고 살아오던 나의 마음도, 어느새 패킹 같은 신념도 느슨해지고 압력밸브 같은 스트레스의 분출구가 고장이 난건 아닐지.

그 틈 사이로 삶의 정의와 도덕은 새어 나오고, 막힌 밸브엔 교만과 고집이 눌어붙어 있지는 않을까 하고 말이지요.

그리하여 결기는 사라지고, 신념은 흐려져, 세상 불의에 무기력해지고 세월에 무관심해진 설익은 마음으로 살고 있지는 않은 건가 하고 말입니다.


내 마음의 패킹을 들여다봅니다

내 마음의 압력밸브를 만져봅니다.

잘 지어진 밥을 먹으며, 내 마음은 잘 짓고 있는지, 내 마음은 잘 먹고 있는지 돌아보는 오늘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잘 지어진 마음을 응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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