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무유용 當無有用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당무유용 當無有用

撚埴以爲器 當基無 有器之用

연식이위기 당기무 유기지용


​진흙으로 그릇을 만들지만, 그릇은 그 속이 비어 있음으로 해서 그릇으로서의 쓰임이 생깁니다.

신영복 -언약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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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일을 보러 나갔다가 잠깐의 짬이나 근처 도서관에 들렀습니다.

책을 둘러보다 우연히 신영복 님의 '언약'이라는 책을 찾았습니다.


큰 활자로 된 시원한 크기의 책에 멋진 글씨와 깊은 상념의 글들이 가득하여 한동안 책을 놓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없어 그 책을 대출해서 가지고 왔습니다. 집에서 읽다가 이 책은 소장해야겠다 싶어 바로 새 책을 주문했습니다.


쓰인 글 중에 당무 유용이란 글귀를 그려봅니다.

스스로에게 단단히 채워진 알찬 모습만을 기대해오던 시절은 다 지나고, 오히려 비워진 그릇이 더 유용한 삶임을 이제서야 깨닫습니다.


그렇게 또 한 줌 내 속을 비워내려 해 봅니다. 끝없이 채워지는 어지러운 마음이지만 가끔은 비워내고 쏟아내야 하는 질그릇의 쓰임을 묵상해 보는 오늘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비워진 마음에 평화는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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