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여다 보는 일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3년쯤 된 태블릿이 고장 나서 as 센터에 가니, 수리 비용이 거의 태블릿 반값입니다.

새로 사는 거랑 차이가 있나 싶어 그냥 집으로 가져온 후 유튜브를 보니 자가 수리법이 나옵니다.

'공대 출신 마이너스의 손'인 제 손가락이 또 들먹입니다.

고치다 고장 나면 새로 하나 사자했지만, 어쩌면 이참에 새거 하나 사고 싶은 마음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유튜브를 틀어놓고 보며 분해한 후 띁어내고, 새 부품을 교체하여 잘 조립했습니다.

예민하고 복잡한 부품들이 많았지만, 차근히 들여다보니 할 만합니다. 전원을 켜서 깨끗한 화면이 나오는 걸 보고 마이너스의 손이 또 큰일을 해냈다 싶어 뿌듯합니다.

처음이 어렵지 내부 구조를 알고 이해하고 보니 예민하게 잘만 다뤄주면 간단한 수리는 그리 어렵지는 않아 보입니다.


고쳐진 태블릿을 켜보며 생각해 봅니다. 세상사도 태블릿처럼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해 못할 것도 없다 싶습니다.

우리네 복잡한 마음도, 심란한 마음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해가 갈듯 합니다.

왜 엉켰는지 왜 아픈지, 알아보면 보일듯합니다.


그렇게 가만히 들여다보는 일,

그게 관觀의 이치입니다.

막힌듯한 세상사,

멈춘듯한 인생사,

가만히 들여다보고 조심스레 만져주면, 응어리진 마음도 조용히 치유될 수 있으리라 믿으며 말이지요.


세상 모든 이들이 조용한 마음으로 마음을 들여다보는 평화로운 토요일 오후이길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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