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60대 노부부이야기 -김광석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곱고 희던 그 손으로 넥타이를 매어주던때

어렴풋이 생각나오 여보 그때를 기억하오

막내아들 대학 시험 뜬 눈으로 지내던 밤들

어렴풋이 생각나오 여보 그때를 기억하오


세월은 그렇게 흘러 여기까지 왔는데

인생은 그렇게 흘러 황혼에 기우는데


큰 딸아이 결혼식날 흘리던 눈물 방울이 이제는 모두 말라

여보 그 눈물을 기억하오


세월이 흘러감에 흰 머리가 늘어가네

모두가 떠난다고 여보 내 손을 꼭 잡았소


세월은 그렇게 흘러 여기까지 왔는데

인생은 그렇게 흘러 황혼에 기우는데


다시못올 그 먼길을 어찌 혼자가려하오

여기 날 홀로 두고 여보 왜 한마디 말이없소

여보 안녕히 잘 가시게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 김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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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엔 친구 아이 결혼식에 다녀왔습니다.

친구가 딸아이의 손을 잡고 식장을 걸어들어갑니다.

이 친구는 본인의 결혼식 때 내가 사회를 봐주었던 친구인데, 어느 새 세월이 흘러 딸아이 손을 잡고 식장을 들어가는 모습을 봅니다.


식장에서 돌아온 후 김광석 노래 한 구절이 흥얼거려집니다

'세월은 그렇게 흘러 여기까지 왔는데

인생은 그렇게 흘러 황혼에 기우는데,,,'

노래를 끝까지 부르면 가슴이 뻐근해지니, 흥얼거려지는 요기까지만 불러볼 겁니다.


그러게요,

알게 모르게 세월이 이리 흘렀습니다. 매일매일이 그날 같은데 이제 세월이 변하고 세대가 바뀝니다.

그 옛날 아버지의 행동을,

그 시절 어머니의 마음을,

이제야 알고, 나도 모르게 그대로 따라 합니다.

그분들도 이즈음엔 이런 마음이었겠지요.

그분들의 마음도 이 즈음엔 이리 시렸겠지요.


11월 답지 않게 포근한 이상 기온 때문인지 몸과 마음이 싱숭생숭한 오늘,

각자의 세월을 살아온,

각자의 시간을 견뎌 온,

세상 모든 이들의 삶을 응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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