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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Nov 17. 2018

말짱 도루묵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찬 바람이 부니 도루묵이 생각납니다.

알이 꽉찬 도루묵을  찌개로 끓이거나

통채로 구워내면

담백한 살의 맛이나

크게 떠먹는 도루묵 알의 꼬둑한 식감은

제겐 어린 시절부터 낯익은 맛난 추억입니다.

어린 시절의 도루묵의 이름에 대한 여러 설화들은 도루묵의 맛에 재미라는 양념을 더한듯 했답니다.


어느때부턴가 도루묵이 잘 보이지 않고

요리도 먹기 힘들어졌었습니다.

한동안 도루묵을 먹고싶어 이리저리 찾았습니다만, 보기도 어렵고 가격도 비싼 기억이 납니다.

그나마 요즘에나 가끔 도루묵을 먹긴합니다만,

정말 어린시절의 그 맛은 기억속에서나 찾을듯 합니다.


때때로 살아가면서의 노력이 말짱 도루묵이 되더라도,

어렵게 먹은 마음이 말짱 도루묵이 되더라도,

공들인 계획이 말짱 도루묵이 되더라도,

너무 서운해 하지는 말자구요.

어느 날 도루묵이 다시 우리 밥상으로 올라온것처럼,

우리의 노력도 마음도 계획도 언젠가는 또 우리의 편에 서 있는날도 있을겁니다.


도루묵 찌개가 생각나는 토요일 오후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음식이 추억속에 자리하나요.

오늘 저녁은, 그 추억의 음식을 한번 소환해볼까요?

여러분의 따뜻한 저녁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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