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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 協, 그 순수한 초심이여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협 協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돕다, 화합하다라는 의미로 쓰이고, 보통 협동 협력 같은 단어에 쓰입니다. 그렇게 서로 돕고 화합하는 사람들이 모인 것을 '협회 協會'라 하지요.


요즘 부쩍 협회의 이야기가 자주 나옵니다.

언젠가 우승 팀에게 김치찌개 회식을 시켜준 협회나, 독불장군 파행의 협회의 이야기로 들썩이더니, 올림픽에서 선수가 금메달을 딴 후의 기자회견에서 또 협회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야기라기보다는 행태라고 표현되어야 할 정도의 방만하고 오만한 운영방식 이야기도 들립니다.

오죽하면 어린선수가 '내 이야기를 들어줄 단 한 명의 어른도 없었다'라 이야기를 할까요?

어린 선수가 땀과 고생으로 따낸 금메달 앞에 축하의 박수조차 부끄러워집니다.


협회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특정 업종 종사자들의 혹은 기관, 연맹 등의 방식으로 구성된 조직으로 이익 집단의 일종'이라 나옵니다.

그렇습니다. 어쩌면 같은 목적을 가진 이들이, 철저히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선수나 구성원을 희생시키는 게 요즘 보이는 각종협회의 모습이 아닐까 싶어집니다.


자세한 내막이야 좀 더 알아 볼 일이지만, 그런 기득권들의 욕심 많은 모습이, 제대로 된 환경 하나 물려받은 것 없는 어린 선수들에게 지적됨이 한없이 부끄럽기만 합니다.

진정한 어른 한 명 없이 욕심 가득한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협력하는 그런 협회 協會의 모습이라면, 어린 선수들이 피땀으로 따낸 영광을 협박해서 갈취하는 협회 脅會의 모습으로 비추어짐을 스스로 감내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도 해 봅니다.


구석구석이 썩고 있었습니다.

혹여라도 나도 어떤 협회라는 단체에 연관되어 있지는 않은지, 그 협회는 협력의 행보를 걷는지, 이기주의의 길을 걷고 있지는 않는지 돌아보는 오늘입니다.


세상 모든 어른들의 지혜로운 각성을 기원해 보는 오늘입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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