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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Dec 04. 2018

12월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우연히 방송을 보다가 배우 윤여정님의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걸 봅니다.


'나도 인생이 처음이야.

나도 67살은 처음 살아 보거든..,

누구나 처음 태어나 처음 살아보는 인생,

그래서 아쉬울 수 밖에없고, 아플 수 밖에 없고,

계획을 할 수가 없어.

그러니 그냥 사는거야.

그저 내가 할 수있는건,

하나씩 내려놓는것, 포기하는 것, 나이 들면서 붙잡지 않는거지...‘


이런 이야기를 하는 장면을 보면서

나의 올 한해를 돌아봅니다.

달력은 어느새 그렇게 한 장 한 장 자기 몸을 비우며 이제 12월 한 장만을 남겼습니다

지난 봄의 꽃바람도 덜어내고,

뜨겁던 태양빛도 털어내고,

화려하던 붉은 단풍도 낙엽으로 비운 후에

이제 이렇게 빈 손으로 우리 앞에 마주합니다.


내게도 처음이었던 올 한해,

나는 무엇을 손에 쥐려 한 해를 달려왔는지,

무엇을 내려 놓았는지 생각해봅니다 .

그리하여 지금 내 양 손에 쥐인것은

과연 내가 원하던 그것이었을지,

아니면 허우적거리며 삶을 헤쳐나가는 시간중에 생긴 삶의 흔적들일지.

제 몸을 비우고 나를 마주한 12월의 달력을보며

내 양 손을 바라봅니다.

내려놓음을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또 내 삶에 처음으로 다가올

내일을 생각해봅니다 .


한 해동안 수고하고 지친 모든 이들의 평안함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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