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긋는 밑줄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볼 일이 있었습니다.

책을 펼쳐보는데 몇 페이지 넘기지 않아 연필 낙서가 있습니다.

깜지 공부한 것처럼 동그라미도 치고 밑줄도 그어가며 열심히 읽었습니다.

그리 외워가며 공부할 만한 책이 아닌데도 이리 낙서가 되어있습니다.

얼마 전에도 이런 책을 만나서 열심히 지우개로 지웠던 기억이 나는데 또 그렇네요.


책을 읽을 마음이 싹 사라집니다.

자기 책도 아니고 공공 도서관 책인데 이리 낙서를 하는 마음이라면, 공부해서 무얼 할까 싶습니다.

그런 마음으론 공부를 잘한다 해도

기껏해야 마음은 텅빈, 권력형 고위 공직자나 불법 사업자밖에 더 될까 싶습니다.


책장의 연필 밑줄을 지우며 생각합니다

밑줄은 책에 긋는 게 아닙니다.

세상을 살아가며 중요한 순간에, 내 마음에 긋는 것입니다.

책에 그은 밑줄보다

내 마음에 그은 밑줄이

더 깊고 오래갑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마음에는 평화의 밑줄만이 짙게 그려져있길 기원합니다 -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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