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오랜만에 맞는 긴 추석 연휴 동안 푹 쉬었습니다.
도서관에서 몇 권 챙겨온 책도 펼쳐보고,
미뤄 놓았던 사소한 집안 수리도 천천히 해 봅니다.
오랜만에 느끼는 여유로운 시간입니다
바뀐 바람결도 좋았고, 촉촉한 흐린 하늘도 좋았고,
간만에 따가운 햇볕도 좋았습니다.
그 긴 연휴 중에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 하나를 마주했습니다
'은중과 상연'이라는 평범한 제목의 드라마를 열었다가, 무려 15회나 되는 드라마를 며칠 만에 정주행을 했습니다
누군가에겐 평범한 일들이,
누군가에겐 큰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는 그것이 열등감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에겐 잊지 못할 기억이 되기도 하는,
두 여주인공의 청춘시절과 중년시절까지의 인연과 악연, 열등감과 오해 속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입니다만, 드라마의 배경이 나의 청춘과 비슷한 시절의, 비슷한 언저리에서 벌어진 일들이라 그랬을까요?
나도 모르게 공감하며 몰입하며 드라마의 배경 어딘가에 내 청춘의 그림자를 걸쳐놓으며, 오랜만에 집중하며 공감하며, 뒷이야기를 궁금해하며 보았습니다
드라마의 말미에는 스스로 선택하는 존엄사에 대한 무거운 주제까지 더해져, 다 보고 나선 생각거리도 많았던 그런 드라마였습니다.
긴 연휴 중 우연히 마주한 한편의 드라마가,
지난 시절을 새삼 돌아보고,
앞으로의 마무리를 한번 생각해 보고,
지금의 나를 다시 추슬러보는 묵상의 시간을 갖게 해준 드라마를 마무리하며, 극 중에서 모티브로 쓰였던 한 문장을 붓에 얹어봅니다.
'너는 참 좋겠다'
연휴가 지나니 벌써 시월 중순입니다
계절을 보내는 모두의 마음에 평화가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 사노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