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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Jan 02. 2019

인생후르츠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새해의 첫날 저녁, 잔잔한 영화 한편으로 올 한해를 시작했습니다


90세의 건축가 할아버지와 87세의 강단있는 할머니, 둘이합쳐 177살인 두분의 삶을 조용한 시선으로, 담담한 눈길로 바라보는 영화, '인생후르츠' 입니다.

다큐멘터리 영화여서 개봉관도 많지않고 개봉시간도 한정적이지만 예전에 본 영화 ‘타샤의정원’처럼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이야기입니다


영화는 조용한 시선으로 두 노부부의 일상을 보여줍니다.

화려하지 않고, 건강하게, 소소하게, 자연과 하나가 되어 천천히 자연처럼 살아가는 이들의 삶은, 우리가 살아야 할 인생의 모습은 어떤것인가를 생각해보게 합니다


바쁘게 달려온 지난 한해였습니다

두 주먹에 가득 채워보려 달려온 지난 한해, 정작 한해의 마지막에 펴 본 양손엔 아무것도 없고 그저 깊게파여 땀에젖은 나의 손금 뿐입니다.

그러게요. 그렇게 살아 오는건데 말입니다

인생은 양손에 거머쥐는게 아니라, 양 손바닥으로 시간의 흐름을 느끼며 즐기며 달려오는 것인데 말이지요.


영화에서 이런 나레이션이 몇 번이고 나옵니다.

‘바람이 불면 낙엽이 떨어진다

낙엽이 떨어지면 땅이 비옥해진다

땅이 비옥해지면 열매가 열린다.

차근차근, 천천히’

그래요. 삶은 내 욕심대로 살아지는게 아닌가 봅니다

그렇게 순리대로 차근차근 천천히 우리 앞에 열려지는거지요.


새해의 아침을 열며, 올 한해의 시간을 묵상해봅니다

올해는,

늦더라도 조금은 작은 발걸음으로,

흐리더라도 주위를 돌아보는 눈길로,

두 손을 쥐기보다는 활짝 펴서 바람을 느끼며, 비를 맞으며,

그렇게 차근차근 천천히,

올 한해를 느끼며 살아볼까 합니다

인생 선배님들의 인생후르츠를 생각하며 말이죠

세상 모든이들의 여유로운 시작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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