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그렇게 소중했던가 / 이성복
버스가 지리산 휴게소에서 십 분 간 쉴 때,
흘러간 뽕짝 들으며 가판대 도색잡지나 뒤적이다가,
자판기 커피 뽑아 한 모금 마시는데
버스가 떠나고 있었다.
종이컵 커피가 출렁거려
불에 데인 듯 뜨거워도,
한사코 버스를 세워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가뿐 숨 물아 쉬며 자리에 앉으니,
회청색 여름 양복은 온통 커피 얼룩,
화끈 거리는 손등 손바닥으로 쓸며,
바닥에 남은 커피
입 안에 털어 넣었다.
그렇게 소중했던가,
그냥 두고 올 생각 왜 못했던가,
꿈 깨기 전에는 꿈이 삶이고,
삶 깨기 전에는 삶은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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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복님의 ‘그렇게 소중했던가’를 그려봅니다
시 속에서의 화자의 움직임이 한 편이 단막극처럼 그림으로 그려집니다
마치 내 숨이 가빠지듯,
마치 커피 쏟은 내 손이 뜨거운듯
그리 그려집니다.
그러게요,
살다보니 그런 생각도 듭니다
무엇이 그리 소중했을까요
무엇을 그리 놓지 못 했을까요
버리지 못하고 손에 쥐고 달린 자판기 커피 한 잔처럼,
달려가는 내 두 손엔 무엇이 그리 움켜쥐어 있을까요.
꿈 인양 삶 인양,
눈 떠보면 매양 빈손인 것을
우린 무얼 그리 놓지 못한것일까요.
이제 또 새로운 달,
명절을 앞둔 오늘,
지금이나마 양손에 힘 빼고, 마음 한번 쓰다듬어 볼까요
세상 모든이들의 평화로운 시간들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