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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Mar 26. 2019

이시영 - 작별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민들레는 마지막으로 자기의 가장 아끼던 씨앗을 바람에게 건네주며

아주 멀리 데려가 단단한 땅에 심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이시영 - 작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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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으로 말랑해지는 땅에선

민들레의 새순이 제일 먼저 밀고 나옵니다.

뾰족이 내밀은 새 순에선 어느새 민들레 씨송이가 소담스레 흰 깃털을 흩날리고,

어느 바람 좋은 날,

그 따스한 바람에 남녘의 소식이 묻어 오는 날,

민들레는 몸을 털어 씨앗을 날립니다.

그리고 바람에게 이야기 합니다

'아주 멀리 데려가, 단단한 땅에 심어 달라' 고 말이죠.

깊고 짙은 작별의 이야기 입니다

긴 겨울을 인내하고 나옴도 이 순간을 위함이겠지요

그리하여 그리 담담히,

그리하여 그리 무심히

또 씨앗을 날려보냅니다.

봄은 그렇게 작별의 시간일까요.


세상 모든 작별 뒤의 희망을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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