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둘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둘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모란이 피기까지는 / 김영랑
오늘은 워크샵이있어 안동을 내려갑니다.
긴 운전길이지만 중간중간 휴게소에서 쉬면서 여유있는 출장길을 가봅니다.
세게 밟아 달려가나 천천히 쉬면서가나
도착해보면 그리 큰 차이도 없더라구요
우연히 들른 단양 휴게소에는 꽃정원을 꾸며놨네요.
운전에 지친 팔다리도 풀 겸 꾸며놓은 숲속길을 걸으니 이 또한 기분 좋네요
정원속에선 모란은 찾지 못했어도
비슷한 작약은 있더군요.
모란을 보면 습관적으로 김영랑님의 모란이 피기까지는 의 한 구절을 떠올립니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둘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
모란이 피고지고
봄은 오고가고
계절의 흐름속에서
우린 또 설움을, 떠난 보람을 기억합니다
한 해를 기다려온 기다림으로, 그 그리움으로,
또 한해를, 또 다른 찬란한 슬픔의 봄을 기다렸나봅니다.
모란은 져도
봄은 가도
초록은, 햇살은,희망은, 행복은 여전히 우리 주위에서 비추고 있을겁니다
여러분이 희망이 밝게 비추이는 오늘이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