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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May 29. 2019

낙화 - 이형기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낙화  /이형기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

떠남이 있는 날에는,
이별이 있는 날에는,
종종 이 싯구절이 생각납니다.
'가야 할 때가 언제인지를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오랜 세월을 살아가면서 많은 뒷모습을 배웅하고,
많은 발걸음에 응원을 보낸듯합니다.
그렇게 살아가는 동안 오고가는 이별을 경험했고요.

이제, 나의 뒷모습을 보여줄 시기가 되었습니다.
매양 다른이의 뒷모습을 배웅만하다가,
내 뒷모습을 보여줄 시기가 되니 만감이 스칩니다.
정작 나의 뒷모습은 어떠한 모습일까.
절대로 보지 못할 나의 뒷모습이기에 어쩌면 그 걸어가는 어깨는 무거운지도 모르겟습니다.
 
세상은 그렇게 각자의 시간이 오고 가는가 봅니다.
새삼스러울것도 없고,
걱정할것은 없지만,
그래도 새로이 내딛는 걸음엔 또 다른 많은 감정이 묻어납니다.

그동안 숱하게 이야기하고 기원하던 모든이들에 대한 긴 여정의 지헤와 용기가,
내 작은 새로운 발걸음에도,
내 작은 발자욱에도 함께 하기를 소망해봅니다.

세상 모든 만남과 이별의 애틋함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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