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노라면 Sep 11. 2019

고추잠자리 - 조용필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가을빛 물든 언덕에
들꽃 따러 왔다가 잠든 날
엄마야 나는 어디로 가는 걸까
외로움 젖은 마음으로
하늘을 보면 흰 구름만 흘러가고
어지럼 뱅뱅
날아가는 고추잠자리

아마 나는 아직은
어린가 봐 그런가 봐
엄마야 나는 왜
자꾸만 기다리지
엄마야 나는 왜
갑자기 보고 싶지

아마 나는 아직은
어린가 봐 그런가 봐
엄마야 나는 왜
자꾸만 슬퍼지지
엄마야 나는 왜
갑자기 울고 싶지

조용필 노래 고추잠자리 중
================================
밤새 내리던 비가 아침에 그치고 다행히도 햇빛이 마당에 쏟아집니다.
남쪽은 비 대신에 늦더위가 왔다 하는데,
이곳은 늦장마 끝의 햇살이라 그런지,
마당의 빗물 머금은 풀들 위로 쏟아지는 건
촉촉한 서늘함이 묻어있는 가을빛 아침 조각 햇살입니다

부지런한 날벌레들도 아침 일찍 날아다니고,
날개를 다 말린 잠자리들도 한창입니다.
이 가을엔 잠자리가 제격인가요
이곳저곳을 날다가 뾰족한 나무줄기만 보며 내려앉습니다
사실 잠자리는 여름에도 많은데 내겐 잠자리는 가을을 생각하게 하는 곤충입니다.

문득 코스모스를 떠올리게 하고
문득 파란 하늘을 떠올리게 하고
문득 그 하늘의 하얀 뭉게구름을 떠올리게 하고
문득 시원한 가을바람을 떠올리게 하고
문득 그 바람 속 그를 떠올리게 합니다.

비 개인 아침,
조용필의 노래 고추잠자리 한 구절을 그려보면서,
가을을 담은 쪽빛 그리움을 얹어봅니다

세상 모든 그리움들의 평화로운 하루를 기원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고슴도치 사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