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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Sep 21. 2019

놀멍 쉬멍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놀멍 쉬멍 - '놀면서 쉬면서'라는 제주방언

바다를 원 없이 봅니다.
바쁜 여행 일정이면, 계획된 일정이면,
빠듯하게 촉박하게
때론 건너뛰면서 돌아보았을 제주를,
그저 계획 없이 마음 가는 대로 시선 가는 대로 다니다 보니
어느 바다에서 한참을 머물기도 하고
어느 흰 포말 가득한 파도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멈춰있다 보니
가슴속에 이미 바다가 한가득입니다.

이런 여행도 좋습니다
딱히 꼭 가야 할 곳을 가야 하는 부담감도 없고
꼭 하지 못해 아쉬운 것도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놀멍 쉬멍' 여행 같지 않은 휴식의 여행입니다.
언제 또 이런 시간을 가질 수 있을까 싶습니다.
할 수 있을 때,
마음에 담을 수 있을 때
담을 수 있는 만큼 담아보려 합니다.

태풍이 온다 하고 빗방울도 떨어집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태풍 소식보다 먼저 온 바람의 세기가
내가 살던 곳의 바람과는 비교가 안됩니다.
바람의 결과 기운마저도 다른,
좀처럼 보기 어려울 제주에서의 태풍의 시간도 경험하게 되었네요.
그래도 너무 힘들지 않으면 좋겠네요
오늘은 숙소를 바꿔야 하는데 번거롭지 않으면 좋겠네요

바람 부는 아침,
태풍 속에서 커피 한잔 마셔보며
전국 어디에라도 피해 없이 태풍이 지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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