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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Sep 24. 2019

제주는 두고 가는 곳이야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제주를 떠납니다.
햇볕이 있어 좋았고
바람이 있어 좋았고
태풍이 불어 좋았고
비가 오니 좋았고
하늘이 흐려 좋았고
숲이 있어 좋았고
사람이 있어 좋았던 제주입니다.

그 제주를 떠나며
한 번이라도 더 눈에 담아 볼까 하다 생각해 봅니다

어쩌면
제주는 두고 오는 곳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욕심도 두고
미련도 두고
보지 못한 그곳도
가지 못한 그곳도
그대로 두고 오는 곳입니다

사진에 채 담을 수 없는
그 하늘을, 바다를, 숲을
사진보단 눈에 가득 담고 갑니다
기억이 흐려져 잊히면 잊히는 대로
그렇게 흐려질 제주로
그렇게 그곳에 두고 갑니다

어느 날
가슴 한 구석에서
찌릿한 그리움의 통증이 커져
가슴을 두근거리게 할 때
훌쩍 다시 떠나와
그 바다를
그 하늘을
그 숲을 찾아갈 수 있게
그리하여 그 감동을 다시 느낄 수 있게
제주는
그대로 두고 오는 곳입니다.

제주의 모든 곳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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