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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품격 - 이기주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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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이나 등급을 의미하는 한자 품品의 구조가 흥미롭다.
입 구口가 세개 모여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말이 쌓이고 쌓여 한 사람의 품성이 된다
내가 무심코 던진 한 마디에 품성이 드러난다.
나 만의 체취, 내가 지닌 고유한 인향 人香은 분명 내가 구사하는 말에서 뿜어나온다.

이기주 - 말의 품격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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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온통 말로 시끄럽습니다.
광장은 말로 덮이고, 화면은 말로 가득 찹니다.
보여야 할 모든 곳까지 말로 덮여 있습니다.
말의 잔치입니다

그 말의 홍수 속에서 이기주 작가의 수필집 '말의 품격'의 한 구절을 그려보며 생각해봅니다.
몇몇 정치인들이 중얼거린 욕설로 또 구설수에 오릅니다.
본인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합니다만, 화면에 버젓이 찍혀 나온 걸 보면 무의식 중에 내뱉은 말인가 봅니다.
한두 번도 아닌 걸 보면 그 모습이 그 이의 품격이라 생각됩니다.

내뱉은 품격 없는 말이 쌓이고 쌓여 그 사람의 얼굴을 만듭니다
무심코 던진 한마디라 하니 그 사람의 기본 품격이 보입니다.
그러면서도 정치인 입네, 국회의원 입네 한껏 뻐기고 무게 잡고, 뒤로 젖혀진 고개를 보면 참 어이가 없습니다.

내 말을 돌아봅니다
내 말을 반성해봅니다
말을 할 때는 그 말이 반드시 침묵보다 나아야 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세치 혀가 인간의 모습을 만듭니다
말 한마디가 인간의 품격을 만듭니다.

말이 난무하고 말로 세상이 만들어지는 요즘,
침묵의 무게를 묵상해봅니다
침묵이 주는 향기를 묵상해봅니다.

세상 모든 곳의 품격의 향기가 퍼지길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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