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결이 조금씩 뾰족해집니다 동글동글 뽀송하던 바람결이 짙어지는 밤하늘 빛처럼 조금씩 모서리가 생기고 날이 섭니다. 새벽의 바람은 제법 날이 서 있습니다.
이젠 제법 한 뼘의 조각 볕이 반갑고, 그 조각 볕을 몸에 걸치고 가르릉 거리며 졸고 있는 고양이의 낮잠이 평화롭습니다. 마당 한 구석에 노란 들국화 몇 송이가 눈에 들어옵니다 가을에 잘 어울리는, 습관처럼 가을에 생각나는 국화입니다 그 들국화 몇 송이를 보며 나태주 님의 들국화를 그려봅니다.
이제 이 가을엔, 지나 간 봄날은 잊어버리고 지내 온 여름은 생각 말자고 떠나간 그리움도 묻어두자고 그렇게 들국화 한 송이 피어납니다.
두고 온 옛날은 잊어버리고 두고 온 옛날은 생각 말자고 그 그리움에 젖은 눈은 하늘을 올려보며 구름을 헤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