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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Oct 12. 2019

들국화 - 나태주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들국화  / 나태주

바람 부는 등성이에
혼자 올라서
두고 온 옛날은
생각 말자고.
아주 아주 생각 말자고.

갈꽃 핀 등성이에
혼자 올라서
두고 온 옛날은
잊었노라고.
아주 아주 잊었노라고

구름이 헤적이는
하늘을 보며
어느 사이
두 눈에 고이는 눈물
꽃잎에 젖는 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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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결이 조금씩 뾰족해집니다
동글동글 뽀송하던 바람결이
짙어지는 밤하늘 빛처럼
조금씩 모서리가 생기고 날이 섭니다.
새벽의 바람은 제법 날이 서 있습니다.

이젠 제법 한 뼘의 조각 볕이 반갑고,
그 조각 볕을 몸에 걸치고 가르릉 거리며 졸고 있는 고양이의 낮잠이  평화롭습니다.
마당 한 구석에 노란 들국화 몇 송이가 눈에 들어옵니다
가을에 잘 어울리는,
습관처럼 가을에 생각나는 국화입니다
그 들국화 몇 송이를 보며 나태주 님의 들국화를 그려봅니다.

이제 이 가을엔,
지나 간 봄날은 잊어버리고
지내 온 여름은 생각 말자고
떠나간 그리움도 묻어두자고
그렇게 들국화 한 송이 피어납니다.

두고 온 옛날은 잊어버리고
두고 온 옛날은 생각 말자고
그 그리움에 젖은 눈은
하늘을 올려보며 구름을 헤적입니다.

가을을 앓는 세상 모든 그리움들의 평화로운 한 주를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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