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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 이선정

사노라면이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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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번의 생으로 와
아름다이 갈 수 있다면
그대 내게
나비로 오시게

팔랑이는
날갯짓 하나로
내 생의 전부를 휘몰아칠

짧고도 아찔한
태풍같은 사랑으로 오시게

이선정 - 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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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나바다 장터에 참가하고 왔습니다.
집 이사 준비를 하다 보니 치워야 할 물건이 한 보따리입니다.
버리기도 아깝고 치우기도 애매한 물건들이 잔뜩인데, 우연히 동네 아나바다 마당이 열려서 잔뜩 들고 다녀왔습니다.

돈 벌자 하는 거도 아니고, 필요한 이들에게 나누는 장터다 보니 모든 물건이 천 원으로 했습니다.
눈썰미 좋은 분들은 제법 비쌌던 가방이며 물건들을 잘도 알아보시고 가져가십니다.
물건은 반이 넘게 남았어도 왁자지껄 아이들 웃음소리가 신나고 즐거웠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이리저리 구경하다가 꺼내놓았던 책들 중에서 오래된 어른동화 ' 꽃들에게 희망을'을 우연히 보고는 새삼스러운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얼마 전 읽게 된 이선정 님의 나비가 생각이나 한 줄 그려봅니다.

팔랑이는 날갯짓이
태풍 같은 사랑으로 휘몰아칠
나비로 오라 하던 시구절을 생각하며,
애벌레에서 나비로 변한 그들의 삶과
그 날갯짓이 태풍 같은 사랑을 몰고 올
휘몰아치는 그리움을 그려보는 주말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로운 시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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