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 편지 - 김용택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한조각
초겨울 편지 - 김용택
앞 산에
고운 잎
다 졌답니다.
빈 산을 그리며
저 강에
흰 눈
내리겠지요.
눈 내리기 전에
한 번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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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마당을 쓸어봅니다.
이사때문에 잠시 비워놓았던 마당에
지난 가을의 낙엽이 제법 쌓여 있습니다.
더 추워지기 전에 마당을 쓸어 낙엽을 모아봅니다.
제법 쌓인 낙엽을 통에 넣고 불을 지피니
싸늘해진 12월의 바람에 가을이 타는 내음이 납니다.
이렇게 12월이 됩니다
시인의 말처럼
앞산에 고운 잎은 다 지고,
바람은 버석한 12월입니다
머지않아 흰 눈은
머뭇대는 우리 발등 위로 그렇게 내리겠지요.
12월이 월요일에 시작하니
갑자기 마음 한쪽이 덜컹합니다
급한 일도 없고
미룬 일도 없지만
공연히 마음이 바쁩니다
공연히 심란합니다
수십 번을 보내고 맞는 12월이지만
또 한 번 만나는 십이월이 여전히 낯선 이유는
어쩌면 그대를 보지 못했기 때문일까요
어느 하늘 아래에서
십이월의 찬 바람에 바알간 콧등을 훌쩍이고 있을 그대,
눈 내리기 전에
한번 보고 싶습니다
이렇게 초겨울 편지 한 장
당신에게 보내봅니다.
세상 모든 그리움들의 따스한 하루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