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 나태주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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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버렸고
버리기에는 차마 아까운 시간입니다

어디선가 서리 맞은 어린 장미 한 송이
피를 문 입술로 이쪽을 보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낮이 조금 더 짧아졌습니다
더욱 그대를 사랑해야 하겠습니다

나태주 -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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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 볕이 반가운 계절입니다.
주택에 살다가 이사 온 아파트에서 제일 아쉬운 게
볕입니다.
사방 막히지 않은 곳에서 공기처럼 무심하게 맞이하던 볕이,
이리저리 건물로 막힌 아파트에선 조각 볕이라도 더 귀하게 느껴집니다.
부쩍 추워진 바깥공기 탓에 그 작은 조각 볕에 온기가 더 짙어집니다.

계절은 12월이지만, 나태주 님의 11월이라는 시구절의 대목이 마음에 와 닿는 겨울날 이어 한 글자 적어봅니다.
'낮이 더욱 짧아졌습니다
더욱더 그대를 사랑해야 하겠습니다.'

그러게요.
세상에 당신을 사랑해야 하는 이유는 수백 가지이지만
그중에 또 하나의 이유는, 낮이 짧아졌기 때문입니다.
그리움과 외로움의 지난한 밤에도 당신을 사랑하지만,
조각 볕 귀한 이 한낮에도 당신을 사랑함은
멈출 수 없다 합니다

짧아진 낮과
짧아진 햇살 속에
세상의 모든 그리운 그대들의
애틋한 사랑을 응원해보는 오늘입니다

모든 이들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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