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집으로 이사하면서 제일 큰 문제가 십수 년을 묵혀놓았던 짐을 치우는 일이었습니다. 굳이 미니멀 라이프까지 가진 않더라도, 이사를 하려면 짐을 정리하는 게 큰 일이었습니다. 버리려고 하다 보면, '이건 언제 또 쓸 수 있지 않을까?' ' 이건 비싸게 주고 산 건데,,' ' 이건 아직 새건대?' 하면서 자꾸 한쪽 구석에 물건이 다시 쌓입니다. 헐값에 처분하기도 하고, 지인들에게 나눠주기도 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이사를 했습니다.
강제 미니멀 라이프처럼 꼭 필요한 거만 집에 자리했습니다. 나름대로 정돈된 모습이 나쁘진 않았죠. 하지만 집은 언제나 곧바로 좁아지는 법인가 봅니다 글을 쓰는 책상 위로 물건이 쌓이고, 종유석 동굴 석순 자라듯 여기저기 물건의 탑이 솟아납니다. 붓도 늘어나고, 화선지도 쌓이고, 택배 아저씨의 방문도 다시 반가워집니다. 무소유의 삶을 사셨던 법정스님이 정말 위대해 보이는 나날입니다
쌓인 물건들에 익숙해지는 나를 보면서 나의 마음도 생각해봅니다. 이런저런 삶의 계기마다, 또는 해가 바뀔 때마다, 아니면 눈을 뜨고 맞는 아침마다, 우리는 결심도 하고, 마음 정리도 하고, 계획도 세우면서 마음을 비웁니다. 개중엔 비우기 어려운 마음도 있고, 쉬이 잊어져 훌훌 털어지는 일도 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마음의 방을 비우고 나면, 마음도 가벼워지고 몸도 가벼워집니다. 이래서 마음 비우기를 해야 하나 싶기도 하죠.
하지만 마음도 집과 같은가 봅니다. 택배 배달이 있는 것도 아닌데, 비움도 잠깐이고 뭐가 들어오는지 항상 채워집니다. 돌아서면 묵직하고, 돌아서면 어지럽고, 들여다보면 항상 복잡한 것이 마음입니다. 이젠 그만 들여놓을 때도 됐는데, 마음에 배달되는 택배는 그칠 줄 모르네요
오늘은 책상 정리를 해보면서, 마음도 한번 같이 들여다볼까요. 내다 버리지는 못한다면, 털어 내지 못한다면, 이쪽저쪽 구석으로 밀어놓기라도 해서 숨 쉴 공간이라도 찾아놔야 할까요 미니멀 라이프. 집이든 마음이든 쉽지 않은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