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제 잔이 넘치옵니다.
펼치신 빛으로
주시는 은총으로
겨자씨만한 저의 잔이
넘치옵니다.
눈 멀어 보지 못하여
귀 닫아 듣지 못하여
당신이 따라주시는 은혜를
흘리고 놓친 채
그저 넘치는 잔을
받아들지도 못했습니다.
작은 제 잔이
당신의 은총을 받기에 한없이 부족하오나
바라옵건데
당신의 넘치는 은혜가
잠시나마 제 작은 잔에 머무르게 하시어
당신이 계심을
당신이 함께하심을
눈 멀고 귀닫은 어린 양의 가슴이
머금고 젖어 알게하시어
그 어느 한 날
푸른 풀밭에 몸 누이는 날
당신의 짙은 향기를 기억하게 하소서
주님
제 잔이 넘치옵니다
저의 작은 잔이
넘치옵니다
사노라면 스테파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