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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깊은 언약 - 김소월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깊고 깊은 언약 - 김소월

몹쓸 꿈을 깨어 돌아누을 때,
봄이 와서 멧나물 돋아 나올 때,
아름다운 젊은이 앞을 지날 때,
잊어버렸던 듯이 저도 모르게,
얼결에 생각나는 깊고 깊은 언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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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면 어김없이 소월을 만나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 계절에 만나도 포근한 김소월님의 글이지만
유독 봄에 만나는 소월의 시는 더 마음에 감겨 들어오는건,
어쩌면 진달래꽃에 익숙해져서 일까요.
봄 내음 피어오르는 오늘은
붓끝에 김소월님을 살포시 얹어봅니다.

어떤 언약이 사무치기에
몹쓸 꿈에 뒤척인 밤에,
멧나물 돋아나는 싱그런 봄에,
젊음의 아름다움에,
그리 생각이 날까요.
청춘의 언약일까요.
그리운 사랑의 언약일까요.

그렇게 저마다의 그리움은 가슴에 사무치나 봅니다.
때론 그리움으로,
때론 설움으로,
때론 미소로,
때론 눈물로,
그렇게 저마다의 가슴 깊은 곳엔
잘 넣어둔 언약 하나 있겠지요.

그 어느 날 내 청춘 시리던 날,
그 어느 날 내 두 손 보듬던 날,
붓끝에 꽃물적셔 써놓았던 그 언약
가슴에 눈물적셔 그려놓던 그 언약

가슴에 그런 언약 하나 넣어둔 채로
꽃비 내리는 봄밤에 또 뒤척거려 봅니다
봄 꽃 향그러운 봄 햇살에 두근거려 봅니다.
그렇게 또 오늘을 살아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가슴속 언약을 응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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