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새벽녘, 뭔가 모를 찜찜함에 눈을 뜨는 건 어수선한 세상 소식 때문일까요. 어이없는 일들이 뉴스를 통해 들려오고, 그 답답함에 피로감이 더해지는 시간입니다.
심란한 마음을 달래려 붓을 들어 함민복 님의 환한 그림자를 그려봅니다. 반쪽 달이 떴어도, 여전히 달무리는 둥글다 합니다.
인간들의 세상은 어수선해도, 봄은 오고, 꽃은 피고, 새들은 날고 달은 뜹니다. 반쪽 달이 뜬다 해도 여전히 달무리는 둥그러이 하늘을 밝혀줍니다.
그러게요. 시끄러운 소리가 나는 곳을 보고 끌탕하는 사이에도 우리 등 뒤에서 세상은 그렇게 한 걸음씩 묵묵히 걸어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렇게 묵묵히 꾸준히 천천히 걸어가야 하는 걸 지도 모르겠네요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구절을 생각해보며 오늘 밤에도 또 그렇게 밝게 비추어질 달무리를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