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 이런 대사가 나오더군요. '술맛이 달다는 건, 오늘 하루가 인상적이었다는 거지..'
술을 그리 잘하지 못하기에, 가끔 맥주 한잔의 시원함은 느껴봤지만, 소주 한잔의 단맛을 느껴본 게 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간혹 있던 소주잔도 두 눈을 질끈 감게 하는 쓴맛으로만 기억이 되니 말이지요. 드라마의 대사대로라면, 제가 술 마시던 그날들은 그리 인상적이지 않았었나 봅니다 차라리 커피를 좋아하는 내겐 커피 향이 짙었던 날을 찾는 게 더 편할 듯할지도요.
그게 커피 향이던 소주 맛이던, 그렇게 향으로, 맛으로 기억되는 날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 쨍하게 뺨을 시리게 하던 겨울 새벽의 냄새. 그 고단하던 청춘 어느 날, 늦은 저녁의 시끄러운 맥주 한잔. 어느 청춘의 뽀얀 저녁, 골목길 담벼락에서 마주한 부드러운 입술 (음,,, 이건 상상 속의 상황입니다 - 뒤에 부인님이 앉아계시는군요.. 흠흠) 여하튼 그렇게 우리의 가슴속엔 향으로 맛으로 기억되는 날이 있습니다. 그런 인상적인 하루가 모이고 쌓이고 그렇게 우리의 삶은 이루어지겠지요.
올 한 해 벽두부터 참으로 다이내믹한 우리의 시간들입니다. 요즘의 소주 한잔은 어떤 맛이 날려나요. 여러분의 달디 단 소주 한잔은 언제였을까요.
우리들의 가슴이 피곤하고 무력감이 드는 게 당연한 요즘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서로를 바라보고, 서로를 도닥거리고, 서로와 이야기하면서 함께 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이야기 할 곳이 없으시면 제게 들려주셔도 좋고요^^ 단 소주 한잔의 이야기이던, 쓴 소주 한잔의 이야기이던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