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이태원 클라쓰 2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1582516433081.png

웹툰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 이런 대사가 나오더군요.
'술맛이 달다는 건, 오늘 하루가 인상적이었다는 거지..'

술을 그리 잘하지 못하기에,
가끔 맥주 한잔의 시원함은 느껴봤지만,
소주 한잔의 단맛을 느껴본 게 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간혹 있던 소주잔도 두 눈을 질끈 감게 하는 쓴맛으로만 기억이 되니 말이지요.
드라마의 대사대로라면, 제가 술 마시던 그날들은
그리 인상적이지 않았었나 봅니다
차라리 커피를 좋아하는 내겐
커피 향이 짙었던 날을 찾는 게 더 편할 듯할지도요.

그게 커피 향이던 소주 맛이던,
그렇게 향으로, 맛으로 기억되는 날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 쨍하게 뺨을 시리게 하던 겨울 새벽의 냄새.
그 고단하던 청춘 어느 날,
늦은 저녁의 시끄러운 맥주 한잔.
어느 청춘의 뽀얀 저녁,
골목길 담벼락에서 마주한 부드러운 입술
(음,,, 이건 상상 속의 상황입니다 - 뒤에 부인님이 앉아계시는군요.. 흠흠)
여하튼 그렇게 우리의 가슴속엔 향으로 맛으로 기억되는 날이 있습니다.
그런 인상적인 하루가 모이고 쌓이고
그렇게 우리의 삶은 이루어지겠지요.

올 한 해 벽두부터 참으로 다이내믹한 우리의 시간들입니다.
요즘의 소주 한잔은 어떤 맛이 날려나요.
여러분의 달디 단 소주 한잔은 언제였을까요.

우리들의 가슴이 피곤하고 무력감이 드는 게 당연한 요즘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서로를 바라보고,
서로를 도닥거리고,
서로와 이야기하면서 함께 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이야기 할 곳이 없으시면 제게 들려주셔도 좋고요^^
단 소주 한잔의 이야기이던,
쓴 소주 한잔의 이야기이던 말이죠.

오늘 세상 모든 여러분들의 건강한 하루를 기원합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재의 수요일 - 스테파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