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의 수요일 - 스테파노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1582688858281.png

매양 고해로도 고백하지 못한 죄
죄 아닌 죄 뒤로 숨겨 남아있는 내 마음의 부끄러움을
당신 태워 뿌려 주시는
한 줌 재 이마에 얹어
가려봅니다

당신의 말씀 닮은
재 한 줌 머리에 얹으며
흙에서 생명이 나와
그 생명이 다시 재가 되듯
당신이 주신 흙에서 나와
당신이 거둘 흙으로 가는 사람임을 기억합니다

사순에 사순이 더해지는 그 아침마다
내 이마에 얹힌 재의 무게를 기억하게 하여
온당히 내 죄를 닮은 십자가를 지게 하시고
당신 가신 그 길을 기억하게 하는 것처럼,
당신 다시 오실 그 날을 기다리게 하소서

재의 수요일 – 스테파노

=======================
가톨릭에서 오늘은 재의 수요일입니다
가톨릭에서는 사순절이 시작되는 이 날, 머리에 재를 얹어 흙에서 오고 흙으로 돌아가는 인간의 유한함을 묵상하며 회개의 준비를 합니다.

꼭 종교적인 마음이 아니어도
죽음을 생각하고, 인간의 유한함을 생각하면,
세상에의 아등바등함과 미련과 욕심이, 미움과 불안이, 시기와 증오의 마음이 조금은 유연해질 수도 있을 듯합니다.
그렇게 나의 정화는, 나의 묵상은,
나 스스로를 내려놓고 나 스스로를 돌아보면서부터 시작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마음은 이리하여도,
묵상은 이리하여도,
TV 뉴스의 어이없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솟아오르는 걱정과 울화와 짜증을 숨길 수 없는 게
내 어린 마음이지만,
그래도 오늘은 세상 모든 이들의 마음속에
평화와 사랑과 이해와 관용의 마음이 함께하여
다가올 봄날의 포근함을 기다리는 부드러운 마음이 가득하길 기원해 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이태원 클라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