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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Apr 06. 2020

꽃의 힘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사람들만 힘들지 세상은 순리대로 흘러갑니다.
온 세상은 한창 봄이되고,
꽃이며 나무에는 물이 잔뜩 올랐습니다.
바깥에도 꽃이 가득하기에  집 안에도 꽃 좀 피워볼까 하고 이런저런 작은 화분이며 나무를 들여놉니다.
해마다 작은 식물들을 심어 보지만 매번 느끼는건,
마당의 어느 구석에서 저 혼자 자라는 꽃보다 집 안에서 애지중지 키운 꽃이 더 키우기 힘들더라구요

봄빛아래 꽃 피기를 기다리며 문득 그런생각을 합니다.
어쩌면 꽃을 피우는 일은 우리네 아이를 키우는 일과 비슷하다고 말이지요.

요즘 몇몇 지인들에게 아이들 키우는 이야기를 듣고 나누다보면 많은 생각이 듭니다
살아가면서 내 맘대로 되지 않는 일들이 많은데
그 중에 하나가 자식농사라 합니다.
많은 부모들의 고민은, 과연 우리 아이에게 주는 자유와 방임의 구분이 어디까지인가에 대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럴땐 이렇게 이야기 해주곤 합니다.
우리 아이들을 꽃이라 생각해 보자고 말이지요.

꽃을 키울땐, 온갖 정성과 관심으로 키우려 하지만 의욕이 앞서선 안되잖아요
물을 너무 많이 줘서도 안되고 적게 주어서도 안되고
여간 신경이 쓰이는게 아닐겁니다
그리곤 이제나 저제나 꽃이 피나 안 피나 종일 노심초사하죠.
이게 우리네 부모들 마음의 사단의 근원입니다
꽃을 온실에서 재배하거나
분재를 만들게 아니라면
조금은 길게 사랑으로 지켜봐도 좋을 것 같은데 말이죠

꽃에 따라 저마다의 꽃을 피우는 시기가 있잖아요
내가 키우는 꽃이 들국화인지 장미인지 모를땐 기다리면 어떨까요
꽃이 스스로 필때까지 기다리는거죠
대나무에서 장미를 기대 마시고
무화과에서 사과꽃을 기대하지 마세요
내가 못 피운 꽃에 대한 열망의 무게를
이제 갓피는 꽃봉오리의 가녀린 줄기에 얹지마세요
그저 사랑과 관심으로 지켜 보면서
그들이 어떤 꽃을 피우는지
어떤 열매를 맺는지
어떤 가지를 뻗치는지
그 자리에서 각자의 꽃을  
어떻게 피워내는지를 흐뭇하게 지켜보세요

우리는 조물주가 아닙니다
아이들을 만들려하지 말아야 할거예요
아이들이 스스로 자라도록 해야죠
믿고 지켜봐 주세요
꽃봉오리를 벌리지 마세요
가위로 가지를 치지 마세요
우리가 온실에서  분재를 키우는게 아니라면
말이죠
때론 과한 관심과 관리가 아이를 지치게해요

정말 우리의 꽃들이 멋지고 튼튼한 꽃으로 자라길 바란다면
따스한 온실에 키우지말고
비에 젖게하고
바람을 견디게 하고
흙의 고마움을
빛의 따스함을 느끼게 해 보자구요
기다림의 달콤함을 깨닫게 해 보자요

바람 불 때 바람 맞는법을
비에 젖고 털어 내는 법을
빛을 보고 일어서는 법을
스스로의 줄기를 뻗는 법을 깨닫게 말이죠

꽃을 피우려면 꽃의 힘을 믿어보세요

아이들의 잠재력을 믿어 보자구요

아이들의 영양분은 부모의 믿음과 사랑입니다


이 세상 모든 아이들과 청춘들이

한껏 자신의 가지를 뻗고 잎을 벌리고 자라,

멋진 꽃을 피우던, 꽃 없는 향기로운 풀이되던

그들의 자리에서 그들의 모습으로

행복하게 커나가길  기원해 봅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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